STORY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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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o be free
- 5to7 -
‘5to7’ 초기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었다. 수플레, 커피, 서울숲, 카페 등의 이미지때문이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찾아오는 손님들은 다양해졌다. 수플레는 최소 15분, 커피도 머신이 없어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다림의 시간을 다양한 손님들이 다양한 자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즐기고 있었다. 김종영 임차인은 말했다. “시간을 즐기는 것에는 나이가 없지 않나요?” 그는 처음부터 ‘5to7’이 전연령이 와서 즐기는 카페이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띵당이 인터뷰를 간 화창한 봄날의 ‘5to7’에는, 이미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 어머님들이 계셨으니까.
Q. ‘5to7’은 어떤 뜻인가요?
A. 카페를 오픈하던 시점에 친구들이 다 직장인이었고 바빴습니다. 그래서 다들 바쁘니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퇴근 시간에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했던거죠. ‘5to7’을 아침 시간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은 퇴근 시간입니다. 오늘 퇴근하고 커피나 한 잔 할까? 좀 쉬어볼까?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Time to be free”라는 카페 슬로건에 맞게 이 곳에 왔을 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일상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네이밍 자체는 <5to7>이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Q. 성수동에 자리 잡은 이유는?
A. 성수동 토박이다보니 서울숲의 변화과정을 보면서 자랐고, 이 골목과 이 지역을 좋아했습니다.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도 이 곳에 많이 살아서 이 곳을 살리고 싶고 변화시키고 싶었어요. 옛날에는 여기 뭐가 없어서 이 골목에 여러 가게를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요즘에는 이 지역이 너무 잘 되서, 하고 싶어도 이젠 자리가 없네요. (웃음) 😃
Q. 5to7을 운영하며 기억나는 손님이나 일화가 있을까요?
A. 코로나때 다들 힘드셨을텐데, 저희도 홀영업을 못해서 힘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비가 오던 날에 손님 한 분이 오셨는데 포장을 원하셨어요. 그런데 저희는 수플레가 포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애초에 포장이나 배달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손님이 수플레를 다른데꺼 포장해서 먹어봤는데 시간이 지나도 맛있더라, 여기는 왜 안하냐, 서울숲에 가서 먹고 싶다, 포장 해 달라 이러시는 거에요. 그래서 그때 포장용기도 없었는데 어찌어찌 준비해서 포장 해서 드렸죠. 비 오는데도 우리 음식 먹고 싶다고 와주신 것도, 저희에게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것도 감사해요. 그걸 계기로 저희가 배달과 포장을 시작했거든요. 바로 옆 서울숲이라면, 한 시간 정도라면 즐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의 전환점으로 포장을 시작했고, 좀 더 맛있게 포장될 수 있도록 포장 용기를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Q. 운영 중 힘든 순간들이 생겼을 때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A. 힘든 순간들을 극복하는 건 직원들의 힘이 컸습니다. 매니저님 뿐 아니라 직원들 모두가 가게를 위한 고민, 손님을 위한 고민을 같이 해주시거든요. 실질적으로 손님들을 상대하고 맛을 책임져주는 것도 직원분들이고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이들이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고 그때부터 컨설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이 어렵더라도 대표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며 걱정없이 일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 ‘5to7’은 층마다 섹션을 잘 활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A. 처음에 만들 때 브루잉바처럼 길게 바를 만들다 보니 공간이 나뉘는 부분이 생겨서 아예 공간을 나누어 꾸며보기로 했어요. 제가 빈티지 가구도 좋아하고 코지한 느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직접 가구들을 골라봤고, 원래 여기가 집이었다보니 방 자체는 없어졌더라도 섹션 자체는 존재하니까 그걸 분위기 나누는 것으로 이용했죠. 손님들이 올때마다 매번 다른 공간으로 느끼도록, 지루해하지 않도록 신경 써 봤습니다.
Q. 그렇다면, 다음에는 어떤 디자인을 생각하세요?
A. 저희가 나름 이 동네의 장수 브랜드 카페입니다. 오래 됐죠. 그래서 찾아주시는 고객분들께 감사하기도 하고, 오셨을 때 새로움이나 분위기를 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변화 예정에 있습니다. 빈티지 가구들을 선호하다보니 저희가 사실 가구가 편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프렌치 라탄을 구매하여 라탄 공간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체어도 좀 더 편한 체어로 바뀌고, 조명도 바뀔 예정입니다. 6월쯤이면 공간이 바뀌어 있지 않을까 해요. 불편하지 않게 편한 곳으로 점점 바꿔 볼까 합니다.
Q. 띵당을 통해 임대인과 매칭이 되신다면, 어떤 임대인과의 매칭을 원하시나요?
A. 지금 이 구옥을 평소 알던 분이 사셨는데, 그때 이 공간을 제안 드렸었고, ‘5to7’을 만들게 됐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임대인이 바뀌었어요. 바뀐 임대인도 정해진 선 안에서라면 크게 터치하지 않으시는 분이라 다행입니다만, 매 년 오르는 임대료 걱정은 있죠.
이상적인 임대인은 당연히 없겠지만, 저희가 임대인의 공간에 임차인의 삶을 같이 하는 셈인데 서로가 그걸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처럼 오래 가는 F&B 매장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래 가는 매장이 있는 건물이 가치나 관리면에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임대인이 내 건물의 가치나 임대료만 생각한다면 어려운 일이 되겠죠. 그러니 임대인도 임차인의 브랜드나 그 지역의 상권을 생각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영 임차인의 브랜드 철학과 공간 철학은 확실했다. 기존 건물과 주변 환경의 느낌을 살리며 인테리어를 하고, 시간과 환경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고민하고 변화해 가며 성장해갔다. 직원들의 순간순간을 잊지 않고, 카페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의 행복감을 완성 시키기 위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 모든 것들이 ‘5to7’을 한 자리에 오래 있게 한 비결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종영 임차인은 이런 공간을 원해요]
"구옥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습니다. 낙후 된 곳들을 저희 같은 젊은 친구들이 활성화 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아져 시작했습니다. 상권보다 동네나 건물 구옥을 개발하는데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브랜드가 아닌 공간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동네와 공간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임차인도 있으니 임대료만을 추구하기보다 건물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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