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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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평도 되지 않는 공간을 이제 무한대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아니 만들 수 있어요"
- 경자 -
17살때부터 미용을 했다. 29살의 유주연 임차인의 시작은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었다.
17살부터 미용업계에 뛰어들었다. 무엇이든 배웠다. 머리 감는 법이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다. 이제 가위가 조금 익숙해질 무렵 군대를 가야 했다. 해군으로 갔다. 해군에 가서도 이발병이 되었다. 원스타의 이발병이 되었다. 효자동 이발사 정도는 아니었지만 매번 긴장된 마음으로 머리를 잘랐다. 질릴 법도 한데 질리지 않았다. 배운게 이것밖에 없어서 라는 시시한 이유로 선택한 직업이 아니었다. 분명히 '돈을 벌기 위해' 이 직업은 괜찮겠다라고 결정했다.
일찍 시작한 덕분에 동년배의 미용사들보다 많이 어렸다. 하지만 성공한 혹은 대부분의 성공적인 결과를 나은 사람들이 그렇듯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수 년간 홍대의 중심부에 있는 이름을 들으면 무릎을 탁! 치는 헤어샵에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기가 생각하는 헤어 스타일을 더 이상 시도할 수 없게되자 나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용을 시작한지 11년만의 일이었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
유주연 대표는 "홍대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손님을 겪었어요. 선배님들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할 수 있지만. 특히 한류가 시작되었을 때는 몽골, 중국, 유럽인들의 헤어까지 전부 경험했어요. 하지만 홍대에 이렇게 많은 헤어샵들도 각각 저마다의 개성이 있거든요. 제가 몸담고 있는 헤어샵에서 제 색깔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좀 더 제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창업을 하게 됐죠"
모든 것은 난관이었다. 자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들은 20평도 채 되지 않았다. 유동인구가 많고 1-2대의 주차도 되는 도심 근처에 있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 달도 못되는 시간에 40개가 넘는 매물을 봤는데도 공간은 나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연남동의 골목 그리고 또 골목을 들어가게 되었다. 연남동의 끝거리에 있어서 눈길 주기 어려울 법한 건물에서 또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작은 신축 건물.
20평도 안되는 것 같았고 주차는 꿈도 못꾸었지만 반대로 인테리어에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기에 바로 계약했다.
평수가 좁다는 약점을 장점으로 전환시키고자 100% 예약제로 바꾸고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적인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당시 (2018년) 에는 익숙하지 않은 '살롱'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에 핵심을 두었다.
누구든 놀러오면 편하게 소파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서로 모두들 이야기도 적당한 거리에서 나눌 수 있고 누군가 우스갯소리를 하면 저쪽 편에서 피식 웃어도 어색하지 않을 수 있게 고가의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 (이 부분만 욕심내었다)에서 음악이 흐르고.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반응은 좋았다. 연남동 골목 속 골목에 있는 경자는 입소문을 타고, SNS를 타고 유명세까지 타게 되었다. 유명 가수부터 모델까지 그 골목을 헤집어 찾아왔다.
실력을 기본으로 공간의 트랜드를 잘 읽고 오프라인에서만 끝나지 않은 온라인 (SNS 등) 소통 등 3박자가 맞춰진 깔끔한 결과였다.
활기를 잃었던 연남동 끝 골목의 골목에 자리한 작은 신규 건물은 활기를 띄어갔다. 메인 거리에 있는 (연남동에서 많이 보이는) 소규모 신축 건물에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단 돈 그것도 빚 2천만원으로만 시작한 이 작은 헤어살롱은 2개월만에 빚을 청산했다. 경자는 트랜드를 읽어가는 헤어살롱에서 홍대, 연남동 트랜드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살롱이 되었다.
"이제는 다른 공간에 관심이 생겨요"
유주연 대표는 고객들이 오셔서 편히 쉬시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배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블루보틀처럼 공간 자체가 트랜드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또 '경자' 브랜드를 확장하고 가맹점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제가 스타트업 주요 뉴스부터 주식까지 현재 다양한 수익 모델에 관심이 있어요. 경자는 컨텐츠가 있는 헤어살롱이기 때문에 미용산업에 관심이 있는 임대주라면 수익배분에 대한 투자 형식의 임대료도 굉장히 신개념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헤어살롱을 한다고 단순히 헤어만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난 것 같아요. 뷰티와 커뮤니티가 함께 하는 복합뷰티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경자의 성장속도는 빠르다. 하루가 다르게 사라져가는 카페와 헤어샵, 음식점이 즐비한 치열한 경쟁이 난무한 이 곳 연남동에서 2년을 승승장구했다. 아니, 전체 인생으로 보자면 12년을 승승장구 한 것이나 다름 없다. 젊은 청년의 치기 어린 아이디어와 추진력, 그리고 트랜드를 읽는 왕성한 활동력은 실패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당연한 성공의 키워드였다.
[경자 유주연 임차인은 한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곧 확장 계획을 앞두고 있어요. 띵당을 통해서 당연한 관념의 임대차 형식을 타파하고 싶은 임대인을 만나고 싶어요. 저의 가게를 통해 상가 활성화도 도전해보고 싶구요. 무엇보다 미용산업의 가치와 트랜드의 중심을 함께 이끌어나갈 마음 맞는 임대인이라면 언제든지 연결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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